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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장르
오르가눔 [organ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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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가눔(라.organum). 

<간단한 설명>
다성음악이 최초로 기록된 것은 9세기부터이며 13세기 중엽까지 발전한다. 그 이후 서서히 다성음악으로의 전환이 시작된다. 가장 오래 된 다성음악은 오르간 악기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오르가눔이라고 불린다. 또는 ‘정확한 음정 측정’(organicus)이라는 주장도 있다.이런  의견에 대한 반론도 많이 있다. 오르가눔에 관한 가장 오래 된 『무지카 엔키리아데스』(Musica enchiriades)라는 문헌은 후크발트(Hucbald)에 의해 쓰여졌다. 그의 오르가눔은 주로 위로 4도, 또는 아래로 5도로 병행하며 진행하는 선율을 보여준다. 중심성부는 그레고리오 성가의 선율을 사용하는데, 이 성부를 테노르(라.tenor, 지탱성부)라 한다. 이 2성부 오르가눔은 두 성부들을 옥타브 중복시킴으로써 4성부까지 확장되기도 한다. 위와 같은 오르가눔을 ①병행 오르가눔이라고 한다. 더 발전된 단계의 것으로 보이는 ②자유 오르가눔은 단지 병행하는 것만이 아니고, 서로 반대방향으로 움직이기도 하고, 한 성부만 움직이기도 한다. 12세기 이후에는 ③멜리스마 오르가눔이 나타난다. 여기에서는 테노르 성부가 긴 음표로 불리며, 오르가눔 성부는 짧은 음표로 장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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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자: 2004-04-05
홍정수



<자세한 설명>

1. 9-12세기의 오르가눔

서양음악 최초의 다성음악은 성가선율에 장식적 성격의 첨가된 성부를 첨가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첨가된 성부 또는 그와 같은 음악형태 자체를 오르가눔(라.organum)이라 불렀다. 오르가눔은 9세기에서 13세기 중엽에 걸쳐 발전된다. 

(1). 병행 오르가눔
최초의 다성 음악은 9세기 말경에 악보 필사본이 아닌 무명씨의 음악이론서 『무지카 엔키리아디스』(Musica enchiriadis: 음악입문서, 북프랑스)에 등장한다. 이 오르가눔은 가장 초보적인 형태의 다성 음악으로서 성가 선율(기본 선율: Vox principalis)과 이 선율에 완전음정 관계로 나란하게 붙여진 선율(오르가눔 성부: Vox organalis)이 함께 (또는 약간의 변형과 함께) 진행되는 것이다. 다음은 그 예 중의 하나이다.

『무지카 엔키리아디스』에서의 병행 오르가눔의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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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예는 음높이만은 정확히 알 수 있는 문자기보법의 일종으로서 그리스의 문자에서 유래된 ‘다지아’(그.dasia, 영.Dasian) 기보법으로 기록되어 있다(위의 예에서 왼쪽 기둥 안의 문자들). 또한 상대적인 음높이를 시각적으로 즉시 알아볼 수 있도록 보표 비슷하게 수직으로 배열한 형태로 되어 있기도 하다.
『무지카 엔키리아디스』에서 병행 오르가눔은 크게 세 단계로 설명된다. 
  ①8도 병행 오르가눔: 두 성부가 정확히 옥타브로 움직이는 기계적인 진행을 말한다. 
  ②5도 병행 오르가눔과 옥타브 중복: 다음의 예와 같이, 기본 선율 아래로 오르가눔 성부가 5도 관계의 병진행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 성부들 각각이 다시 옥타브 음정으로 중복되는 진행이다.

5도 병행 오르가눔과 옥타브 중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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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카 엔키리아디스』는 모든 유형의 오르가눔에서 성부들이 각각 한 옥타브나 두 옥타브의 음정으로 다시 중복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어, 여섯 성부까지의 오르가눔이 연주될 수 있음도 암시한다. 
  ③(변형된) 4도 병행 오르가눔: 이 저서는 완전5도보다 완전4도를 더 완전한 것으로 보는데, 그 이유는 당시의 기본 음계가 4음음계인 테트라코드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4도 병진행이 앞의 유형들과 다른 점은 이미 기계적인 병행에서 벗어나 있으며 시작과 끝뿐만 아니라 중간 지점도 1도로 모아지기 위한 사진행과 반진행을 포함한다는 것이다. 다음은 그 예이다.

변형된 4도 병행 오르가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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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카 엔키리아디스』는 엄격한 병행4도 진행이 증4도를 초래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위의 예를 보면, 오르가눔 성부가 앞부분에서는 G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다. 이것은 이 이론서에 제시된 규칙을 그대로 반영하는 예로서, 증4도의 등장을 막기 위한 것이다(위의 예에서 4번째와 7번째 음정 참조). 그리고 증4도의 출현으로부터 자유로워질 때 다시 병진행이 시작된다(위의 예에서 5번째 음정 참조). 

(2). 자유 오르가눔

자유 오르가눔은 성부들이 병행에서 벗어나 독자성을 갖게 되는 진행 형태를 말한다. 성부들이 교차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러나 아직 원칙적으로 완전음정 관계로만  진행되어  오르가눔 성부는 유연하지 못하다. 
자유 오르가눔은 11세기경에 이론서에서 언급될 뿐만 아니라 필사본 자체에도 기록이 되기 시작한다. 이론서에서는 귀도(『작은 학문』Micrologus)가 자유 오르가눔에 대해 처음으로 논급한다. 완전4도가 가장 근본적인 음정이나 2도와 장・단3도도 허용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으며, 성부의 교차를 허용하는 대목은 성가선율이 오르가눔 성부의 위에 놓였던 형태에서 자유로워지기 시작함도 암시한다. 
비슷한 시기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무명씨의 『오르가눔 만들기』([Ad] organum faciendum)에서는 자유 오르가눔에서의 기본 선율이 아래에 위치한다고 분명하게 언급한다. 그리고 이렇게 작곡의 기초로 아래에 주어지는 성가선율은 ‘고정선율’(라.Cantus firmus)이라고 불리게 된다.
12세기 초 요한네스 아플리게멘시스(Johannes Afflighemensis, Johannes Cotto, 1100년 경 활동)는 그의 『음악론』(라.De musica, 1100경)에서 처음으로 3도를 불완전협화음정으로 취급하는 한편, 완전4도의 선호가 점차 사라지고 그 자리를 완전5도가 대체한다고도 말한다.
실제로도, 자유 오르가눔이 11세기 말 - 12세기 초로 가면서는 중간 진행에서의 음정들이 다양해져 오르가눔 성부가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보인다. 다음은 샤르트르 필사본(아래의 4 참조)에 수록되어 있는 한 예인데, 완전음정들뿐만 아니라 2, 3, 6도도 포함되어 있다.

자유 오르가눔(샤르트르 필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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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멜리스마 오르가눔

12세기에 발전되는 멜리스마 오르가눔은 고정선율의 한 음에 대해 상성부가 여러 음을 갖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화려한’ 오르가눔, 또는 생 마르티알 수도원의 오르가눔들을 염두에 둔 ‘생 마르티알’ 오르가눔이라고도 불린다. 
멜리스마 오르가눔에서 하성부의 음들과 동시에 시작되는 상성부의 음들은 기본적으로 완전음정 중의 하나로 시작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상성부의 나머지 음들은 하성부와 다양한 음정관계를 갖고 있어 다음의 예와 같이, 앞의 두 오르가눔보다는 훨씬 더 선율적으로 유연하다. 

멜리스마 오르가눔(생 마르티알 필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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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발전 지역과 필사본

오르가눔은 트로푸스나 세쿠엔치아가 번성한 장소에서 비슷한 시기(9-11세기)에 발전하였으므로, 그 기록도 같은 필사본에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생 마르티알 수도원의 필사본과 영국의 『윈체스터 트로퍼』가 그것이다. 그리고 오르가눔도 역시 (트로푸스와 세쿠엔치아의 경우처럼) 기록과는 별도로 실제의 발전은 생 마르티알 수도원에 국한되는 대신 ‘아퀴테인’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발전하며 여러 지역으로도 전파된 것으로 보는 추세이다. 특히 고정선율 대신 새로운 선율을 도입하는 등의 새로운 단계로의 발전에 주축을 이루었던 것으로 주장되고 있다. 필사본들을 시기 순에 따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0세기에서 12세기 말이나 13세기 초까지 제작된 생 마르티알 수도원의 필사본은 4권으로 되어 있는데, 이 가운데 마지막 권은 다른 지역에서 수록된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이 필사본들에는 100곡에 달하는 2성부의 다성음악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 가운데 반 정도는 고정선율에 기초되지 않은 것이다. 자유 오르가눔도 있지만, 멜리스마 오르가눔이 주류를 이룬다. 
『윈체스터 트로퍼』(제2권)는 생 마르티알 수도원의 필사본보다 약간 늦게 수록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나, 가장 오래된 오르가눔 형태를 수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리고 160개에 달하는 성가에 대선율이 붙여져 있어, 13세기 이전의 다성음악 자료로서는 가장 방대하고 중요하게 취급되는 것이다. 북프랑스 지역(특히 코르비[Corbie] 수도원)의 오르가눔과 유사한 것이 많아 그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특히 자유 오르가눔의 초기 형태를 보여준다. 즉, 성가 선율 아래로 오르가눔 성부가 4도 병행을 많이 하나, 성부가 교차되기도 한다. 오르가눔 성부가 기본 선율과 따로 기보(네우마 기보[높낮이가 아직 표기 안 됨])되어 있어 재구성에는 문제가 많다. 응창송식 고유문 성가가 가장 많으며, 성가의 트로푸스 부분이 그 다음으로 많다.
프랑스 중북부 지역의 『샤르트르 필사본』(Chartres MS)은 그 수가 대단히 많아 번호로 매겨져 있는데, 오르가눔 수록본은 11세기 말/12세기 초의  No.4, 109, 130이다. 도합 12개의 자유 오르가눔을 포함하고 있다. 이 가운데 No.4는 기보 형태나 선율 자체에서 『윈체스터 트로퍼』와 유사함을 보인다. 그러나 No.109와 130의 경우에는 스코어 형태로 고정선율과 오르가눔 선율이 같이 나타난다. 이 레퍼토리의 특징은 두 선율이 흔히 전위 형태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시작과 끝부분은 옥타브로 되어 있으나, 중간의 진행에서는 3도와 6도뿐만 아니라 2도도 등장하며, 다른 필사본들과 마찬가지로, 응창송식 고유문이 주류를 이룬다.
12세기 말에는 북부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la) 수도원에서도 멜리스마적 오르가눔(초기 단계)이 필사본으로 기록된다. 교황 칼릭스티누스 2세(Calixtinus II, 1119-1124 제위)가 수록했다는 설에 따라 『칼릭스티누스 필사본』으로도 불린다. 그 오르가눔들은 성 야곱을 위한 성무일도용의 것들로서, 22곡 중 3성부의 한 곡을 제외하면, 전부 2성부로 되어 있다(9곡은 고정선율이 없다). 그런데 이 오르가눔들도 아퀴테인의 레퍼토리의 범주로 취급되고 있다. 왜냐하면, 아퀴테인 지역에서 통용되던 기보법을 따르며, 선율 자체도 그 곳에서 나타나는 것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견해에 의하면 리모주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되어 있으나, 기보법과 레퍼토리가 달라 그렇다고만 볼 수는 없다. 그밖에 독자적인 특징은 다른 아퀴테인 지역보다 멜리스마가 상대적으로 길다. 

2. 노트르담 악파의 오르가눔

노트르담 오르가눔은 멜리스마적 오르가눔의 일종인데, 새로운 점은 클라우술라, 즉 거의 음표 대 음표로 진행되는 이질적인 악구가 중간이나 끝부분에 삽입된다. 즉, 이 부분에서는 테노르 성부가 상성부와 상당히 비슷한 속도로 움직인다. 
노트르담 오르가눔에서 클라우술라의 필요성은 멜리스마가 이전의 오르가눔들에서보다 엄청나게 확장된 데서 비롯된 것이다. 오르가눔은 응창송식의 성가에서 독창 부분의 멜리스마가 다성음악화 된 것이었다. 그런데 이 멜리스마에 다시 멜리스마적인 대선율이 처음부터 끝가지 붙여진다면 곡의 길이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길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런 문제는 중간이나 끝부분에 클라우술라의 삽입으로 해소되었는데, 이러써 오르가눔은 대조적인 부분들이 교차하는 역동성도 갖게 된다.

레오냉의 2성부오르가눔, 첫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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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오르가눔은 선율이 미려한 움직임을 갖게 되어 이전의 오르가눔과는 다른 경지에 들어선 것을 보여준다. 
클라우술라를 삽입시킨 사람으로 알려져 있는 페로탱은 150개에 달하는 짧은 클라우술라들을 별도로도 작곡했는데, 오르가눔의 끝부분에 선별적으로 삽입 또는 교체하기 위한 것들이었다. 
클라우술라의 본격적인 발전에 따라, 이제는 음높이뿐만 아니라 성부들의 리듬 진행을 수직적으로 맞출 수 있도록 표기해야 하는 단계에 이르렀는데, 이런 필요성에 부응해 나타난 것이 ‘모드리듬’(영.Rhythmic Modes)이다. 모드리듬 체계는 리듬 발전의 원초적인 단계에 속하는 것으로서 레오냉과 페로탱이 고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4성부의 노트르담 오르가눔(페로탱: 첫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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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씨 IV는 페로탱이 기존 오르가눔의 수정작업뿐만 아니라 오르가눔을 새로 작곡도 한 것으로 말하고, 4성부의 오르가눔 2곡과 3성부의 오르가눔 2곡의 제목을 실제로 밝혔다.
페로탱의 오르가눔으로 추정되는 것 가운데는 장난스러운 기법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딸국질’을 의미하는 호케투스(라.hochetus) 기법이 그것인데, 이후 13-14세기의 모테트와 세속음악은 물론 미사음악에도 나타난다(그와 같은 기법의 독립적인 악곡을 의미하기도 한다). 호케투스는 한 성부가 짧게 노래하는 동안 다른 성부는 쉬는 것을 서로 번갈아가며 계속하여 음(들)과 쉼표가 성부들에 의해 짧게 교대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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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자: 2007-05-26
김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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