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톤 아렌스키: 피아노 트리오 제1번, d-단조 op.32

안톤 아렌스키(Anton Arenski)의 실내악 작품들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피아노 트리오 제1번』(d-단조)은 1894년에 작곡된 작품으로, 이 장르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인 멘델스존의 『피아노 트리오 d-단조』를 모델로 하고 있다. 당시 러시아를 대표하던 첼리스트이자 작곡가 그리고 교육자로 알려진 칼 다비도프(Karl Davidhoff)에게 헌정된 아렌스키의 이 작품은 차이코프스키와 라흐마니노프의 트리오와 더불어 러시아에서의 피아노 트리오 전통을 계승하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체 4악장으로 이루어진 이 피아노 트리오의 두 번째 악장(Scherzo, Allegro molto)인 스케르초에서 아렌스키는 효과적인 플래절랫이나 피치카토 또는 화려한 피아노 연주기법을 선보이고 있으며, 이는 생상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에 방대한 규모의 제1악장(Allegro moderato - Adagio)이나 애수에 찬 느린 악장인 제3악장(Elegia : Adagio) 그리고 빠른 제4악장(Finale : Allegro non troppo) 모두에서는 음악이 어두운 색깔을 띄고 있다. 제4악장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제3악장의 중간부분과 제1악장에서의 주제가 의미심장하게 등장하고 있다.

등록일자: 2005-06-07

차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