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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론용어
무한선율 [Unendliche Melo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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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수
저자: 홍정수
등록일자: 2007-03-12

무한선율 [Unendliche Melodie]

바그너가『미래음악』(Zukunftmusik, 1860)이란 글에서 사용한 말이다. 이 말은 비유로 나타난 것이라서 후에 수많은 해석을 불러왔다. 거의 무한한 해석 가능성이 있는 말이 되고 만 것이다. 그가 이 말을 직접 쓴 유일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진실로 한 시인의 위대함은 그가 침묵한 것을 기준으로 잴 수 있다. 그 침묵은 ‘말할 수 없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 침묵으로 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면 음악가는 이 침묵한 것을 소리로 밝힌다. 크게 소리내는 침묵이 속일 수 없이 나타나는 형식이 무한선율이다.” 
     In Wahrheit ist die Größe des Dichters am meisten danach zu ermessen, was er verschweigt, um uns das Unaussprechliche selbst schweigend uns sagen zu lassen; der Musiker ist es nun, der dieses Verschwiegene zum hellen Ertönen bringt, und die untrügliche Form seines laut erklingenden Schweigens ist die unendliche Melodie.

이 부분 직전에는 선율은 음악의 유일한 형식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음악이 일반적인 선율과는 다르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 위의 말을 했다. 자신의 음악을 “말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는 음악이라고 말하고자 한 것이다. 이것이 기존의 선율과 다르다는, 즉 박절적으로 구성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무한선율”이라는 말을 사용했던 것이다. 

이 용어는 바그너 음악을 직접 다루는 곳에서는 말 그대로 “그치지 않은 선율”의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가장 많다. 하지만 구체적 사항에서 다음과 같이 서로 다르게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레코프(Fr. Reckow)는 이런 해석들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분류한다.
①음악이 부분부분으로 나뉠 수 없이 계속되는 것.
②레치타티보와 선율적 부분이 나뉘지 않는 것.
③경과적인 부분을 구성할 때의 템포의 변화.
④모티브들 간의 체계적 상관관계.
위의 해석들은 규칙적인 구성이 없고, 끊임없이 계속 이어지는 음악의 성격을 드러내고자 한다. 

그런가 하면 철학적 해석도 볼 수 있다. 즉 쇼펜하우어의 무한의지를 암시, 다른 세상으로부터의 계시, 시간을 초월한 선율의 가치성에 관한 것이라는 해석이 그것이다. 바그너가 나중에 말했다고  -코지마 바그너가 전하는- 내용에는 작곡기법, 미학, 세계관의 긴장관계에서 나오는 심오한 계시적 언어라고 해석할만한 것도 있다.  
처음에는 이 용어가 바그너 반대파들에 의해 형식이 없고 선율이 없다는 비판적 의미로 많이 사용되었다. 이 때 바그너 옹호자들은 이 용어를 피하는 경향이 있었다. 옹호자들은 이 용어를 1970년대 이후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상승된 표현형식’, ‘잘 짜여진 전체’, ‘다양한 가지를 아우르는 거대한 아치’와 같은 긍정적 의미로 사용했다. 그들은 이런 관점에서 이 용어를 다른 작곡가들의 음악에도 적용시켰고, 바그너 음악에 대한 분석작업에서도 활용했다. 이 말은 바그너의 음악극과 그 추종자 그룹의 음악이 보이는 박절적 구성의 해체를  상징하는 말이 되었다. 그리고 이 말은 20세기 초 미술과 시 분야에서도 자주 회자되었는데,  ‘낭만적 형식해체’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참고문헌
R. Wagner: Sämtliche Schriften und Dichtungen: Siebenter Band, S. 203. Digitale Bibliothek Band 107: Richard Wagner: Werke, Schriften und Briefe, S. 3271 (vgl. Wagner-SuD Bd. 7, S. 129-130).

Fr. Reckow: Unendliche Melodie 항목,   Handwörterbuch der musikalischen Terminologie, 편찬: H. H. Eggebrecht, Wiesbaden, Stuttgart bzw. 1971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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