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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론용어
악구, 프레이즈 [phr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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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구(樂句), 프레이즈(영.phrase, 도.Phrase) 

악구는 음악을 이루는 하나의 단위를 일컫는 말이다. 기초음악통론에서는 4마디 단위를 프레이즈로, 4마디 단위가 두 개 합쳐진 8마디 단위를 “악절(樂節)”(영:period, 독:Period)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것은 비엔나 고전주의 중에서도 하이든, 모차르트의 음악에서 나타나는 악구의 통상적인 길이를 말해주는 것뿐이다. 악구는 선율, 화성, 리듬 등 음악의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결정되기 때문에 그 길이가 음악작품마다 다양하게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악구는 어느 정도 완성된 의미를 지니는 단위, 또한 그 구분점에서 어느 정도의 음악적인 쉼이 이루어지는 음악의 단위라고 할 수 있다. 

음악에서의 구(句), 악구의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언어학과 구문론에서의 구, 어구(語句)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어구는 2개 이상의 단어가 결합하여 마치 1개의 단어와 같은 기능을 하되, 절(節)과 같이 주어와 술어는 포함하지 않은 단위를 일컫는다.  악구도 대체적으로 2개 이상의 모티브(motif)로 구성되며 음악의 절, 즉 악절을 이루는 하부단위를 말한다. 

실제로 음악의 의미를 이루는 단위로서의 악구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음악이론에서 이루어진 것은 음악과 언어에 대한 유비가 활발하게 논의된 18세기 중반 이후였다. 음악사적으로는 갈랑 양식을 거쳐 고전주의적 호모포니라고 부르는 양식적 변화가 일어났던 이 당시, 마테존, 리펠, 키른베르거, 코흐 등의 18세기 음악이론가들은 음악과 언어의 유비로부터 악구의 구조를 설명하는 용어와 개념들을 이끌어내었고, 악구 구조 이론이라는 새로운 음악이론의 전통을 이루었다. 악구 구조 이론을 보다 본격적으로 논의한 것은 19세기 말 독일의 음악이론가 리만으로, 그는 악구를 구분하고 표시해내는 일, 즉 프레이징(영:phrasing, 독:Phrasierung)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음악적 사고의 기본 단위들을 파악하는 것은 시간예술인 음악을 듣고 이해하고 연주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것이다. 

등록일자: 2005-09-20
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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